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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눈높이를 맞추면 길이 보인다.]

  • 관리자 2020-08-26 14:26 hit : 1749 link

  • 코로나가 다시 극성이니 학교는 즉시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문을 닫았다. 

    반면, 지역아동센터는 정부에서 '휴원'공지와 함께 긴급돌봄을 요구받고 있다. 

    아이들은 꾸역꾸역 찾아온다. 


    그래서 학교와는 달리 지역아동센터는 생활과 방역을 함께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선가, 방역의 중심은 학교이고 지역아동센터는 방역 돌봄의 총알받이인가? 라는 생각이 종종 들곤한다.

    ...

    센터는 여러 방법으로 아이들의 정황을 살피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 블루를 걱정해 

    탈인형을 뒤집어 쓴채 아이들을 즐겁게 만나며 도시락을 배달하는가 하면 

    일일이 반찬을 직접 조리해서 가정마다 배달하여 결식하지 않도록 애쓰는 곳도 많다.


    얼마전 이름을 말하면 알만 한 학부모 한 분을 만났다. 

    그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했다. "초, 중, 고 아이들 셋을 키우는데 지금까지 

    다같이 학교 간 적이 없어 하루하루가 힘들다. 그리고 어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도 

    전화한 통 받아본 적이 없다. 어떻게 지역아동센터는 이렇게 하는데도 대우를 그렇게 할까?" 

    라며 오히려 위로를 하신다.


    지금, 긴급돌봄이 허용된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없다. 심지어 협력의 손길이 되어야 할 

    아동복지교사도 뺀다. 방역용품 구입은 부족한 운영비에서 빼서 쓰라는 것이 전부이며 혹여 아이들이 

    정신없이 마스크를 안 쓰고 들어오는 날이면 "왜 안쓰고 오게 하냐"며 다그친다. 시설장에게 방역에 

    대한 책임을 전가만 한다. 이것이 과연 그들이 원하는 '공공성'일까?

    '공공성'이 아니라 '공산당'이다.


    규제의 대상일때는 '공공성'을 앞세우지만 지금과 같이 긴급 상황이면 '공공성에 대한 공공의 책임'은 

    쏙 들어가고 개인이 알아서 해결하란다. 혹시하는 기대일지 모르지만, '미안해하는 마음'은 있을까? 

     과거 나는 이렇게 규제하는 이들을 향해 '콩쥐에게 일만 시키는 팥쥐엄마같은 계모'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지금 센터는 방역, 교육, 문화, 정서, 보호, 연계, 상담, 관찰, 급식, 차량운행에 행정업무까지...... 

    둘, 또는 셋이서 수퍼맨, 원더우먼, 아이언맨, 헐크, 캡틴같은 능력자들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방역물품 지원이 있는지 확인해보니 예상대로 지원이 없다. 

    지자체는 아동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의 방역에는 아예 손을 놓은 듯 하다. 왜 싸우고 부르짖어야만 할까?


    한지연 사무실에 손님들이 찾아왔다. 

    개그맨 김지선씨의 남편이다. 아동과 관련된 기업(*토드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아이들이 

    어른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여기고 기업들을 독려해 시작했다. 

     '어린이 마스크 제작!' 그렇게 만들어 진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했다.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니 무엇을 해야할 지 길이 보였다." 는게 핵심......

    지금, K방역을 이야기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센터 소독하고 닦아내며, 책상마다 칸막이를 하기 위해 여기저기 모금하고 

    다니고 공부도 가르쳐야 하고 아이들간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잔소리 해가며 발을 동동구르는 누군가들이 있다. 

    진정한 K방역의 선봉이 아닐까?


    오늘도 한 통의 전화를 받는 순간, 수화기 너머로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의 삶이다.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니 센터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되듯 이들은 코로나 위협에도 늘 그 자리에서 삶을 지키고 있다. 

    책임지지 않는 공공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


    우리 단체도 지금까지 모은 3만1천장의 어린이용 마스크를 현장에 곧 내려보낸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도 국민이다.